Reviews

Hammerklavier by Yasmina Reza

borumi's review against another ed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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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베토벤이 청력을 잃고 소송과 경제적 어려움 등 인생의 위기에 봉착한 상황에서 1년 이상을 바쳐 완성한 '함머클라비어'는 그의 수작들 중 가장 거대한 스케일에 난이도 높은 이 작품은 베토벤이 '현재의 처지에 맞서고자 작곡을 했다'고 글을 남겼다.

다소 세속적이고 편견에 가득하지만 딸에 대한 사랑과 여린 감수성으로 가득한 너무나도 인간적인 주인공의 아버지는 피아니스트였다. 하지만 암에 걸려서 고통으로 비틀어진 몸으로 그는 그가 가장 사랑하는 곡이지만 난공불락인 이 곡을 지금 아니면 언제 또 치겠냐고 생각한 듯 도전하여 결국 엉망으로 망쳐놓은 후 꿈속에서 베토벤이 자신의 작품을 어떻게 그리 망칠 수 있냐고 호되게 질책한다. 아버지는 변명하듯 '선생님께서 지금쯤은 그런걸 모두 초월하셨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하자 베토벤은 '맙소사! 죽는 것과 지혜로워지는 것이 무슨 상관이오!'하며 대답한다.

심각하고 무거운 주제를 해학과 통찰로 감싸는 gallows humor가 담긴 소설 '함머클라비어'는 베토벤의 동명 작품과 달리 아주 조촐한 스케일 (다 읽는데 1시간도 안걸린다)로 등장인물들의 현재의 처지, 즉 항상 시간의 지배 하에서 인간적 나약함과 필멸과 맞닿아 있는 그들의 실존적 처지에 맞서고자 쓴 작품같다.

주인공은 죽어가는 친구 병문안 갈 시간도 없고 죽은 친구의 장례식에 꽃을 사러 갈 시간도 없었다는 핑계는 대지만 꿈속의 베토벤에게 혼났던 아버지처럼 "우리 관계는... 현재를 초월하는 거잖아"라고 변명했다가 친구의 혼령(?)이 "그 이유는 네가 게을러빠졌고, 죽은 나를 위해 한 푼도 쓸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서겠지."라고 꼬집어낸다. 이런 시간조차 없다고 둘러대는 우리의 짧디짧은 인생 속에서 작품에 1년을 바치긴 커녕 책 한 권에 소모할 시간이 어디있겠나!하며 한탄이라도 하듯이 이 짧은 책은 시간에 기는 현대인의 처지에 맞춰 지어진 듯하다.
처음에는 이게 소설이 아니라 수필집이라고 생각했다. 그만큼 자서전적인 일상의 파편들이 짜여져 있는 느낌이다. 뭐 소설로는 부족함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삶과 마찬가지로 책도 연극도 자기 나름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싶다.

zotty's review against another ed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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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lective sad medium-paced
  • Plot- or character-driven? Character

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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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phiavass's review against another ed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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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piring lighthearted reflective relaxing slow-paced
  • Plot- or character-driven? N/A
  • Strong character development? N/A
  • Loveable characters? It's complicated
  • Diverse cast of characters? Yes
  • Flaws of characters a main focus? It's complicated

3.0

duncanvb's review against another ed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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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Real good! A little magic and emotional involvement away from a classic, but a lot to chew on.

nics_books's review against another ed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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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otional inspiring reflective slow-paced

3.25

unelement's 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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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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