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review by cythera15
그 후 by Natsume Sōseki

나가이 다이스케와 히라오카 쓰네지로의 "우정과 배신" 이야기. 다이스케가 친구였던 히라오카에게 자신이 좋아하던 여자인 미치요를 아내로 소개시켜주면서 일어나는 삼각관계 연애(?)소설.

흥미로운 점들 메모해둔 것
* 세대 차이에 의한 가정 불화. 아버지와 아들은 거의 말이 통하지 않는 것 같다. 아버지는 아직도 가문과 제국을 생각하지만, 다이스케는 그런 것에 전혀 관심이 없어보인다. 미치요의 아이가 죽은 것도 미래의 세대에 대한 비관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다이스케와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그러니까.

* 영어의 중요성. 소세키의 다른 에세이가 생각났는데, 막상 찾자니 어디있는지 잘 모르겠다. 영국에서 자전거를 타는 법을 배우던 에세이 같은데... 77-78 페이지의 외국인에 대한 묘사도 흥미로웠다고 생각한다.

* 문학에 대한 comment들. 매우 많다. 러시아 문학, 프랑스 문학, 미국 철학자들...

* 세계 속의 일본. 103-106 페이지에 표현된 생각들을 postcolonial theory로 본다면 어떨까?

* 돈과 노동의 의미. 다이스케와 히라오카가 상반된 입장을 가지는 부분. 다이스케의 말 "모든 신성한 일이란 인간이 살아가기 위한 빵과는 무관한 법이야" (107) 라는 말은 한편으로는 로맨틱하게 들리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정말 계급의식이 전혀 없는 사람이나 할 법한 말이라고 생각한다. (106-108 페이지의 '토론' 참고) 특히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 달라지는 계급/노동/돈 사이의 관계를 살펴보는 것도 흥미로울 듯하다. 한때는 나도 다이스케 같이 노동에 대해 로맨틱한 생각을 했던 것 같은데 지금 생각해보면 참 한심한 일이다..

* Red image. 타들어가는 듯한 빨강으로 끝나는 소설. 토리이에 대한 다이스케의 한마디와 겉표지와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결말. 소설의 다른 부분들은 딱히 감명깊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마지막 이 부분만큼은 강력했던 것 같다.

* 농담으로나마 高等遊民 ("고학력의 한량")을 내 "dumb Chinese tattoo"로 해야겠다고 이야기했다. ㅋㅋ